회사에서 갑자기 과제가 떨어졌다.
"AI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각 팀별로 기획해서 가져오도록."
...네? 지금 무슨 청천벽력 같은 소리 하신 거죠?
그동안 AI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는 나왔지만, 어디까지나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 수준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더니, 느닷없이 구체적인 기획안을 제출하라는 통보를 받게 될 줄은 몰랐다.
평소 같으면 대충 화면 몇 개 그리고 설명 몇 줄 적은 PPT로 퉁쳤을 테지만,
이번엔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확 들었다. 최소한 시연 가능한 결과물이 필요할 것 같았다.
"일단 고민 한번 해봐요. 어떤 기능들이 필요한지."
실장님은 부드럽게 말씀하셨다. 급한 건 아니니 천천히 고민하라는 배려(?)였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중요한 건 시간이 아니라는 걸.
나 포함 우리 부서 사람들은 모두 비전공자란 말이다!
우리 부서는 CS(Customer Service) 부서다. 고객을 최전선에서 응대하는 회사의 방패막.
개발? 기획? 마케팅? 그런 거 모른다. 우리는 만드는 부서가 아니다.
그래서 개발 전공자가 단 한 명도 없다.
물론 웹서비스팀, 디자인팀, 마케팅팀에는 개발 전공자가 숨어 있는 것 같다.
그들은 이런 과제가 떨어져도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부서, 특히 나에겐 이 과제는 거의
'라면만 끓여봤는데 미슐랭 요리 만들어오라' 수준의 미션이었다.
고민해 보자. 어떻게 해야 할까.
그때 팀장님이 물었다.
"파트장님, 예전에 GPT 써봤다고 했었죠?"
아... 그건 또 어떻게 기억하고 계신 겁니까...
사실 예전에 ChatGPT를 가지고 이것저것 만들어보려 했던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오, 대박!" 하면서 신나게 복붙 했지만, DB니 SQL이니 Flask니 하는
단어들이 튀어나오면서부터 벽에 부딪혔다. 결국, 스스로 한계를 느끼고 중간에 포기했다.
그래도 팀장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네, 코딩해보려고 시도는 했었는데... 비전공자라 많이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간단하게라도 만들어볼까요?"
물론 속마음은 "그냥 기획안에 쓸 정도만... 대충 그럴듯하게..."였다.
실제로 굴러가는 완제품을 만들 생각까지는 없었다. 진짜로.
그렇게 툭 내뱉은 한마디. 팀장님은 흔쾌히 답했다.
"그래요. 그럼 이 기획은 파트장님이 담당해서 만들어주세요. 급한 건 없으니 천천히 진행하세요."
... 그리고 나는 그날 다시 ChatGPT 유료 결제를 하게 되었다.
가볍게 던진 말 한마디가 이렇게 강제 AI 던전 입장 으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
가볍게 던진 한마디가 이렇게 나를 '강제 AI 던전 입장' 시킬 줄은 몰랐다.
그날 저녁, 결제 완료 버튼을 누르고 한참 모니터를 바라봤다.
"내가 또 무슨 짓을 한 거지..." 싶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래도 이미 시작한 이상, 어차피 물은 엎질러졌고 어떻게든 해봐야 한다.
무엇을 만들지는 회의를 통해 정해진 상태다. 그래... 하나하나 만들어가 보자. GPT 유료결제 뽕 뽑자!
다음 편 예고 : 비 전공자의 GPT 코딩 수난기 <크롤링 기능 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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